꿀·식초·과일·정제 버터로 읽는 고전기 오스만 궁정 음식의 맛 구성

아리프 빌긴이 소개한 고전기 오스만 음식 사례 가운데에는 꿀과 식초가 같은 조리에 사용된 경우가 있다. 감미료와 산미 재료가 하나의 음식 안에서 만난 사례다. 이것만으로 당시 궁정 음식의 대표적인 맛을 정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성격의 재료가 반드시 서로 분리된 음식에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재료 사이의 관계도 한 가지가 아니었다. 과일은 후식 밖의 조리 음식에도 사용됐고, 산미를 낼 수 있는 재료는 식초 하나에 한정되지 않았다. 정제 버터와 향신료 소스 역시 같은 역할을 맡지 않았다. 고전기 궁정 음식의 맛을 이해하려면 재료의 종류를 나열하기보다, 서로 다른 재료가 어떤 관계로 사용됐는지를 구분해서 보는 편이 더 구체적이다.

꿀과 식초: 서로 다른 맛 요소가 한 조리에서 만나다

빌긴은 고전기 오스만 음식을 설명하면서 꿀과 식초가 함께 사용된 조리 사례를 언급한다. 다만 이 사례는 스테파노스 예라시모스가 제시한 자료를 빌긴의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예라시모스의 원자료를 직접 대조한 사례는 아니다. 따라서 확인 수준도 그 범위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감미료인 꿀과 산미를 내는 식초가 같은 조리 과정에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어느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갔는지, 완성된 음식에서 단맛과 신맛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했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재현하기 어렵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감미와 산미가 반드시 완전히 분리된 음식 범주에만 존재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 때문이다. 꿀이 들어갔다고 해서 그 음식을 오늘날의 디저트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고, 식초가 들어갔다고 해서 감미료와 함께 사용할 수 없었던 것도 아니다.

과일: 후식의 경계를 넘어 조리 음식으로

과일 역시 제과나 후식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빌긴이 분석한 고전기 궁정 자료에는 과일을 사용한 스튜와 같은 익힌 음식이 제시된다. 15~17세기 궁정의 고기와 과일 조합을 다룬 다른 원고에서도 과일 스튜, 자두 수프, 사과를 이용한 익힌 음식이 확인되며, 이 자료들은 과일이 후식이나 단 음식에만 사용된 재료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과일을 곧바로 하나의 ‘단맛 재료’로 분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과일은 종류와 상태에 따라 성질이 달랐고, 과일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된 음식이 강하게 달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일 기록에서 중요한 것은 단맛의 강도를 추정하는 일이 아니라 재료가 사용된 범위다. 후식으로 생각하기 쉬운 재료가 수프나 스튜 같은 익힌 음식에도 들어갔다는 사실은 현대적인 ‘식사 음식과 디저트’의 구분을 그대로 과거 궁정 식탁에 적용하기 어렵게 한다.

설탕·꿀·생과일·말린 과일이 어떤 가격과 생산지, 저장·운송 조건을 가졌는지는 「15~17세기 오스만 궁정의 고기와 과일 조합: 설탕·꿀·말린 과일의 역할」에서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 그 글의 중심이 재료를 확보하는 경제적 조건이라면,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과일이 실제로 어느 음식 범위까지 사용됐는가이다.

산미: 하나의 역할에 여러 재료가 있었다

식초는 고전기 음식에서 확인되는 산미 재료 가운데 하나였지만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관련 자료에는 설익은 포도, 자두, 레몬, 수막, 석류 농축 재료처럼 산미와 관련된 여러 품목이 나타난다.

이 목록은 각 재료의 세부 조리법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은 산미라는 하나의 감각적 역할이 특정 식재료 하나에 고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식초를 사용할 수 있었던 음식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산미를 식초로 만들었다고 볼 수 없고, 레몬이나 석류 계열 재료가 등장한다고 해서 어느 한 재료가 항상 우선됐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음식과 시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달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레몬과 레몬즙이 실제로 음식과 음료에서 어떻게 확인되는지는 「버터·레몬·로즈워터로 살펴보는 오스만 궁정의 맛과 향」에서 개별 재료의 사용 범위를 중심으로 볼 수 있다. 그 글에서는 레몬과 레몬즙이 음식과 음료 양쪽에서 확인되는 산미 재료로 구분된다.

정제 버터와 향신료 소스: 같은 주방에서도 기능은 달랐다

빌긴의 연구에서는 정제 버터와 향신료 소스가 모두 고전기 궁정 음식과 관련된 요소로 나타난다. 그러나 둘은 음식에서 같은 기능을 담당하지 않았다.

정제 버터는 조리에 사용하는 지방이었고, 향신료 소스는 맛과 향을 더하는 요소였다. 두 재료가 모두 궁정 음식 자료에 나타난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한 음식에서 함께 사용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제 버터가 어느 음식에 몇 번 사용됐는지를 다시 나열하는 일이 아니다. 궁정 음식에 사용된 재료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맛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재료는 가열과 조리에 필요한 지방이었고, 다른 재료는 향이나 맛을 더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처럼 기능이 다른 재료를 하나의 ‘풍미 재료’라는 범주로만 묶으면 기록이 보여 주는 차이가 사라진다. 고전기 궁정의 맛은 재료의 개수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각각의 재료가 음식에서 맡은 기능을 구분할 때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네 사례를 나란히 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각 자료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네 사례가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사례관계 유형기록에서 확인되는 내용확대하면 안 되는 주장
꿀 + 식초결합감미료와 산미 재료가 같은 조리에 사용된 사례궁정 전체의 대표적인 배합 방식
과일을 사용한 조리 음식범주 이동과일이 후식 밖의 음식에도 사용됨과일을 넣은 음식은 모두 강하게 달았음
여러 산미 재료복수 선택산미와 관련된 재료가 한 종류에 고정되지 않음특정 산미 재료가 항상 우선됐음
정제 버터·향신료 소스기능 분화조리 지방과 맛·향을 더하는 요소가 구분됨두 요소가 항상 같은 음식에 함께 사용됨

이 표가 보여 주는 핵심은 완성된 음식의 맛을 오늘날의 감각으로 수치처럼 복원하는 데 있지 않다. 같은 궁정 음식 기록에서도 재료 사이의 관계가 서로 달랐다는 점이다.

정확한 배합 비율이나 당시 사람들이 느낀 맛의 강도까지는 현재 자료가 알려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재료가 함께 사용됐고, 어떤 재료가 후식 밖으로 사용 범위를 넓혔으며, 어떤 기능에는 여러 재료 선택지가 있었고, 어떤 재료들은 처음부터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는지는 구분할 수 있다.

하나의 ‘궁정의 맛’보다 재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

고전기 오스만 궁정 음식의 맛을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려 하면 실제 기록에 나타나는 차이를 놓치기 쉽다. ‘달고 시었다’, ‘향이 강했다’, ‘여러 맛이 조화를 이루었다’는 식의 표현만으로는 어떤 재료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자료가 더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재료 사이의 관계가 모두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함께 사용된 재료도 있었고, 하나의 감각적 역할을 여러 품목이 맡을 수도 있었으며, 처음부터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한 재료들도 있었다.

이 차이를 구분하면 고전기 궁정 음식을 현대적인 ‘단짠’이나 추상적인 풍미 공식으로 환원하지 않고, 기록에 실제로 남은 재료와 사용 관계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재 확인된 자료 범위 안에서 오스만 궁정의 맛 구성을 설명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다.

핵심 참고자료

Arif Bilgin, 「Ottoman Palace Cuisine of the Classical Period」, Arif Bilgin·Özge Samancı 편, Turkish Cuisine, Republic of Turkey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 Publications, 2008.

이 연구는 고전기 궁정 음식에서 확인되는 과일을 이용한 조리 음식, 여러 산미 관련 재료, 정제 버터와 향신료 소스 등의 사용 범위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됐다. 꿀과 식초의 결합 사례는 스테파노스 예라시모스의 자료를 빌긴이 소개한 내용을 통해 확인한 것이므로, 원자료를 직접 대조한 사례와는 증거 수준을 구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