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세기 오스만 궁정의 한 끼는 어떻게 구성됐을까: 수프·육류 음식·필라프의 관계

15~17세기 오스만 궁정의 식사를 오늘날 익숙한 ‘수프-주요리-밥’의 순서로 바꾸어 이해하면 당시 기록이 보여 주는 식사 구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쉽다. 고전기 궁정 음식 연구에서는 특정 음식의 고정된 순서보다 수프·육류 음식·필라프처럼 성격이 다른 음식 범주가 하나의 식사를 구성하는 요소로 함께 나타난다.

이 세 범주는 각각 하나의 정해진 요리만을 뜻하지 않았다. 수프에는 여러 종류의 재료가 사용됐고, 육류는 스튜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음식에도 들어갔다. 필라프 역시 이들과 구분되는 별도의 음식 범주였다. 따라서 당시 궁정의 한 끼를 이해할 때는 어느 음식이 반드시 먼저 나왔는가를 복원하기보다, 서로 다른 음식 범주가 한 식사 안에서 어떤 관계로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편이 현재 확인된 자료에 더 가깝다.

수프는 하나의 레시피가 아니라 넓은 음식 범주였다

고전기 오스만 궁정 음식 연구에서는 수프에 곡물, 육류, 채소, 달걀, 국수, 견과류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재료가 사용된 사례가 확인된다. 이것은 한 그릇에 이러한 재료가 모두 들어갔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다른 수프가 각기 다른 재료 조합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아몬드 역시 일부 궁정 수프에서 확인되는 재료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아몬드를 넣은 수프를 궁정 전체를 대표하는 음식이나 황실만의 특별식으로 볼 근거는 없다. 이 사례가 보여 주는 핵심은 특정 수프 하나의 명성이 아니라, ‘수프’라는 범주 자체가 다양한 재료와 형태를 포함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스튜는 육류 음식을 제공한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였다

궁정의 육류 기록도 하나의 대표 음식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고전기 궁정 음식 연구에서는 육류가 스튜와 구이뿐 아니라 수프와 채소 음식 등 여러 범주에서 사용된 것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궁정의 육류 음식을 고기 스튜 하나로 대표하기는 어렵다.

고기 스튜는 육류를 제공한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였다. 스튜가 궁정 음식의 한 형태로 확인된다고 해서 육류 음식 전체를 대신하거나 모든 식사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고 확대할 수는 없다.

스튜와 조리액을 사용한 음식이 어떤 용기에서 어떤 조건으로 가열됐는지는 식사 구성과는 다른 문제다. 용기의 재질과 형태, 열전달과 증발 조건은 「오스만 궁정과 지역 주방의 조리용기: 구리솥과 질그릇은 어떻게 달랐을까」에서 별도로 다룬다.

수프·육류 음식·필라프가 한 끼를 구성하는 관계

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세 음식의 존재를 따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식사 안에서 어떤 관계로 나타나는지를 구분하는 일이다. 관련 연구에서는 수프·육류 음식·필라프가 궁정 식사에서 서로 다른 구성 요소로 함께 확인된다. 이것을 세 음식이 언제나 하나의 정해진 코스를 이루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격이 다른 음식 범주들이 같은 식사의 구성 안에서 결합했다는 점이다.

수프는 다양한 재료 조합을 포함하는 범주였고, 육류 음식은 스튜를 비롯한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필라프는 이들과 구분되는 또 하나의 음식 범주였다. 이러한 구성을 보면 궁정의 한 끼를 특정 수프나 유명한 고기 음식 하나로 대표하기 어려운 이유가 분명해진다.

또한 수프를 육류 음식 앞에 부수적으로 덧붙는 음식으로만 보거나, 육류 음식을 한 끼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중심 음식으로 해석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현재 연구에서 확인되는 것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음식 범주들이 하나의 식사 구성 안에서 함께 나타났다는 관계다.

필라프의 재료와 조리법, 시대와 행사에 따라 달라진 실제 제공 위치는 「오스만 궁정의 필라프는 어떻게 만들고 언제 제공했을까」에서 별도로 다룬다. 여기에서는 필라프가 수프 및 육류 음식과 구분되는 음식 범주이면서 한 식사의 구성에 함께 나타났다는 범위까지만 살펴본다.

음식 범주의 결합과 고정된 코스는 같은 말이 아니다

수프·육류 음식·필라프가 한 식사의 구성 요소로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을 오늘날의 전채·주요리·후식처럼 일정한 코스 순서로 바꾸어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재 확인한 연구는 세 음식 범주의 관계를 보여 주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궁정 식사에 동일한 제공 순서가 적용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어느 음식이 반드시 먼저 나오고 어느 음식이 마지막에 놓였는지를 15~17세기 전체에 적용되는 하나의 규칙으로 만들기보다, 확인되는 음식 범주의 결합과 실제 제공 순서를 서로 다른 문제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표 음식보다 음식 범주의 관계가 보여 주는 것

오스만 궁정의 한 끼를 특정 수프나 유명한 고기 요리 하나로 대표하면 당시 음식 기록이 보여 주는 구조를 놓치기 쉽다. 현재 연구에서 확인되는 모습은 하나의 표준 메뉴보다 성격이 다른 여러 음식 범주가 한 식사 안에서 함께 나타나는 구성에 가깝다.

이 관점은 궁정 음식사를 유명 음식의 목록으로 환원하지 않게 한다. 개별 음식의 이름만 찾는 대신 어떤 종류의 음식들이 서로 구분되면서도 같은 식사 안에서 관계를 맺었는지를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프·육류 음식·필라프의 의미도 각각을 고립된 음식으로 볼 때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볼 때 더 분명해진다.

핵심 참고자료

Arif Bilgin, “Ottoman Palace Cuisine of the Classical Period”

  • 수록 도서: Turkish Cuisine
  • 편집: Arif Bilgin·Özge Samancı
  • 발행 기관: Republic of Turkey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 Publications
  • 발행 연도: 2008년
  • 자료 유형: 고전기 오스만 궁정 음식사 연구
  • 사용 범위:
    • 궁정 수프에 사용된 재료의 범위
    • 여러 형태의 육류 음식
    • 육류가 수프와 채소 음식에도 사용됐다는 점
    • 수프·육류 음식·필라프가 식사를 구성하는 관계

Arif Bilgin, “Osmanlı İstanbul’unda Yemek Kültürü”

  • 발행 연도: 2015년
  • 자료 유형: 이스탄불 음식문화사 연구
  • 사용 범위:
    • 궁정과 도시 식사에서 확인되는 음식 범주
    • 수프·육류 음식·필라프의 구성 관계를 교차 확인